애초에 코미디 영화라서 딱히 기대를 안고 보지도 않았고 스토리나 연출에 있어서도 크게 가타부타 할 것 없이 힘을 쭉 빼고 봤다.

20대 시절 가요계를 초신성처럼 휩쓴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을 잠깐 보여주고, 각자의 현실적인 문제로 재벌가의 며느리가 된 도미와, 보험 판매원이 된 상구, 40대의 쉬었음 영포티가 된 주인공인 현우의 일상을 보여주며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된다. 다들 각자의 삶을 살면서도 찬란하게 빛났던 청춘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전형적인 소년(?) 만화 혹은 청춘물의 감성이 느껴지기도 하였고, 00년대 뮤직뱅크와 가요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복고풍 리얼리즘을 느낄 수 있었다. 집에 한 무더기 쌓여있었던 그 시절을 직접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HOT 공책을 연습장 삼아 공부했던 옛날 추억이 아주 살짝 떠오르기도 했다.

내가 시트콤,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고 항상 시리어스한 영화들을 그래도 선호하는 편이었다 보니 딱히 개그 요소가 나와도 재밌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물론 ‘어쩔수가없다’와 같은 신랄한 풍자와 배우들의 열연이 담긴 희극적 요소에 비해서는 딱히 웃음을 느낄만한 요소가 크지는 않았다. 사회 풍자와 역설이 아닌 단순한 몸개그와 상황적인 이질감에 의해서는 잘 웃지 않는 딱딱하고 고지식한 어른이 되어버려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다만 많지는 않았지만 함께 관람한 옆 관객들의 반응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나만 그리 느낀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당장에 90~00년대를 십대로 보낸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했을지도.

오히려 발라드 왕자? 로 불렸던 오정세(작중 최성곤)의 개그가 의외로 타율이 높았던 것 같다. 의외로 ‘니가 좋아’ 라는 노래가 중독성이 있었기도 하고, 쇼츠나 릴스 등 숏폼에서 아무 생각없이 들었던 BGM이 사실 그 노래였음을 깨닫고 나니 왠지 모를 위화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레터박스드를 계속 하고있었다면 이 영화에는 1.5점이나 1점을 주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