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감동적이었다고, 아무리 눈물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거 보면 펑펑 운다고 해서 오기 반 궁금증 반으로 감상했다.
일단 전혀 공감이 가지는 않았다. 더 정확히는, 이입되지 않았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았다. 나의 가치관과 사고방식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에 애초에 내게는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미련과 후회 가득한 사랑 이야기가 살짝 섞인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들의 사랑을 아름다운 추억과 미장센으로 미화하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 20대 시절 사귀었던 여자친구를 우연히 만나 호텔 방으로 데려와 회포를 푼다는 것 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고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영화의 제목처럼 ‘만약에 우리’가 이랬다면 어땠을까 라고 과거에 매여 살아가는 모습이 전혀 나의 공감을 불러오지 못한 것은 내가 현재에 너무 포커스되어 살아가는 인간으로 바뀌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의 게임 개발로 100억을 벌겠다는 목표도, 건축학과도 아니면서 자신의 드림 하우스를 만들고 싶다는 여주인공의 목표도 그들이 결혼까지 성공하여 계속 만났다면 일장춘몽으로 끝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정말로 이 영화는 영화가 아니라 인간극장의 다큐멘터리(절절한 과거 회상을 담은)가 되겠지만 말이다. 자신의 목표나 지향점과 연애의 성공이 동시에 만족될 수 없는 명제로 치부되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작중 묘사의 한계가 있었겠지만 결단코 그들은 헤어지지 않고는 자신들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었을까? 서로의 부족함과 약점들, 그들이 만나지 못하도록 저지한 경제적 어려움과 여건들이 애매하게 섞여 정말 그들에게 ‘만약’이 존재한다면 달랐을까? 라는 상상을 하도록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하도록 만드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다만 그 둘을 분리해두고 보았을 때 나는 그들이 왜 과거에 연연하고 그토록 애절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지나치게 내가 이상론적이고 (혹은 그런 연애를 안해봐서 너는 몰라~ 라고 할 수 도 있겠다만은) 현실과 이상이 불합치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철부지라서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이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고 공감가지 않는 이유는 다시금 말하지만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안했어” 가 아니라 “나라면 애초에 이런 상황까지도 가지 않았어” 내지는 “저런 사람을 왜만나” 가 되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세계관과 사고방식이 그런걸 어떻게 하겠는가. 나보다 더 애틋하고 죽고 못사는 연애를 많이 해보신 고수분들과 인생 연륜이 넘치다 못해 과거의 나에 대한 후회 내지는 집착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더 잘 이해를 하시겠지.
이 영화를 깊이 공감하고 즐겁게 관람한 사람이라면, 이 부분까지 읽지도 않았으리라 생각하고 조금 심하게 워딩을 해 보았다. 드라마 같은 이상적인 연애 판타지도 아니고, 내가 공감할 수도 없는 ‘현실적’이라고 일컫어지는 부분을 들먹이며 공감되었다고 말하는게 나에게는 달갑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