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물들이 좋아할 만한 스토리.

누구보다도 강하고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선생’이,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악함과 연약한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벌어졌던 가슴아픈 이야기.

사람의 마음이란게 너무나도 무르고 가변적이며, 한 순간에 돌아설 수 있는 것이구나. 선생이라는 캐릭터에 이입하면서도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구를것 같았던 이야기로 기억한다.

결말에 대해서는 유사한 결말로 끝나는 책을 ‘마음’을 읽은 전후에 하도 많이 읽어서 심드렁했었다. 사람의 마음에 한번 각인된 일은 세월의 흐름 정도로는 쉽사리 고치거나 무디어지게 할 수 없는 사건이며 가장 착하고 마음이 여린 사람이라도 한번의 사건으로 악해질 수 있다는 타인에 대한 불신,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도 같은 규칙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줬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은 크게 세 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의 일차적인 화자인 ‘나’는 해변에서 ‘선생님’을 만나 인류애적, 인간적 호감을 가지고 그를 졸졸 따라다니며 가르침을 얻고 교류하기에 힘쓴다. ‘선생님’은 그런 ‘나’와 이야기하며 집에 초대하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는 전혀 거리낌이 없었으나 그러한 태도와는 달리 인간에 대한 불신과 “사랑은 죄악이다” 같이 엄청난 사연이 있는 사람의 언행을 하지만 이를 ‘나’에게 털어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