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에서 오디오 북으로 들었다. 작가의 다른 책인 홍학의 자리가 워낙에 재밌기도 해서 기대감을 가지고 들었다.
현실은 소설보다도 더 잔혹하다와 비슷한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홍학의 자리는 정말 소설 같은 반전이 있는 소설이었지만 이 책은 충격적인 결말에도 현실에서 볼 법한 일인지라 뒷맛이 씁쓸했다. 언제나 숭고하고 희생적이어야 하는 모성애조차도 언제나 선으로 귀결된다는 것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아들에게 너무 오냐오냐해주고 극진히 챙기는 어머니 아래에서 불효자가 생기듯 자신이 대속하는 한이 있어도 아들에게 죄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역이용하는 아들도 충분히 세상에 있을 법 하다.
다만, 사건을 취조하며 관망하는 형사 이진우와 그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는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모성’이라는 컨센서스에는 별로 걸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박한 상황이라 이성적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것을 전제하더라도 ‘모성’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편을 처리하기보다 자신의 아들을 먼저 찾으러 나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